베트남 샌드위치 반미를 대전 둔산동에서 맛보기

최근 쌀국수, 월남쌈 등 쌀로 만든 베트남 음식을 종종 찾게 돼요. 밀가루보다 쫄깃함은 덜하지만 먹을 때 부담이 덜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베트남 음식들을 소개한 유튜브 동영상도 즐겨 찾아보죠. 하지만 영상으로 보니 그 맛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우연히 대전 둔산동에 놀러 갔다가 베트남 샌드위치인 반미를 파는 가게가 생겼더라고요. 어떤 맛일지 호기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반미를 먹어보아요.

매장 전면이 굉장히 눈에 띄는 색으로 되어 있어요. 가게 이름이 비에뜨 반미 둔산점이에요. 아마 체인점인 것 같아요.

'진짜 반미는 바게트부터 다릅니다'라는 간판 홍보에 더욱 믿음이 가요.

 

벽에는 정통 반미라고 홍보하고 있어요. 가게 내부가 그리 크지 않고 않아서 먹을 만한 테이블이나 공간은 없어요, 포장으로 사가야만 해요.

 

고수는 주문 시 말를 해야 넣어줘요. 아마 고수는 향이 강해 못 먹는 사람이 많으니 아예 빼고 주는 듯해요. 바삭해 보이는 바케트 빵이 진열되어 있어요. 아래에는 속재료가 들어간 통들이 놓여 있어요. 서브웨이 샌드위치 매장과 분위기랑 비슷하네요. 하지만 뭘 선택할지 하나하나 묻지는 않고 그냥 나와있는 메뉴를 고르면 만들어줘요. 만일 원하지 않는 재료가 있다면 주문하는 사람이 알아서 빼 달라고 말해야 해요.

바게트 빵만 팔기도 해요. 베트남 정통 반미의 경우 바게트 빵을 쌀로 만들어 사용한다고 해요. 쌀 바게트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저는 가장 비싼 메뉴인 떡갈비를 주문했어요. 예전에 본 동영상에서 숯불갈비맛 반미를 먹는 걸 봤던지라 그래서 고른 메뉴예요.

반미는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해요. 간편하고 든든하기도 해서 그런가 봐요. 길거리에서도 많이 판다고 하네요.

앞에 손님이 2명이나 있어 조금 기다렸어요.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 반미가 나왔어요. 반미 샌드위치를 종이봉투에 담은 다음 비닐봉지에 다시 한번 포장했어요. 일단 꺼내 보아요. 오늘 유난히 날이 더워서 봉지째 들고 부랴부랴 왔더니 종이봉투가 구겨졌네요. 그래도 안에 반미는 흐트러짐 없이 무사해요.

일단 참지 못하고 한입 먹어보아요. 얼른 먹고픈 마음에 먹기 전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어요. 속을 보니 무와 당근을 채 썰어서 새콤달콤 짭조름하게 절여놓은 야채가 먼저 보여요. 그리고 제가 주문한 떡갈비와 그 사이에 방울토마토가 들어가 있어요.

이 야채가 딱 제 입맛이군요. 식감은 아삭아삭 하고, 맛은 치킨무 맛과 비슷해요. 하지만 치킨무보다는 덜 새콤해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야채가 그리 많지 않네요. 그리고 속 재료도 넉넉하지는 않아요. 반미 동영상이나 매장 안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망스럽긴 했어요.

그리고 떡갈비도 그렇게 맛있다기보다는 편의점 도시락에 들어있는 떡갈비 같은 수준이네요. 그냥 닭고기 종류를 시킬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와요. 꼭 집어 말하자면 이 떡갈비 느낌은 어릴 적에 문방구에서 팔던 불량식품 같은 햄버거 패티 맛이에요.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을 잠재울 수 있는 건 바로 빵이에요. 빵이 너무 바삭해서 살짝 입을 찔리긴 했어요.

보통 바게트는 좀 딱딱한 겉 빵과 부드럽게 꽉 찬 속 빵인데 반미 바게트 빵은 겉과 속이 바삭해요. 빵과 과자 사이의 식감을 가지고 있어요. 게다가 고소하고 맛있어요. 다음에 방문하면 빵은 꼭 살 것 같아요. 빵이 별미네요. 가벼운 식감이다 보니 야채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대전 둔산동 비에뜨 반미는 빵이 독특하며 맛있고, 새로운 야채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에요. 아쉬운 점을 꼽자면 속재료가 적고, 하나 먹어서 그다지 배가 부르지 않아 식사대용으로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